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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인문학 관련

고전 인문학의 유익

숲으로의 길

 

인문학의 국어사전적 정의는 "인간의 언어, 문학, 예술, 철학, 역사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되어 있다.

좀 더 피부에 와닿는 표현으로 인문학을 정의하자면,

위 사전적 정의의 영역들을 "인류가 글로써 남긴 문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문학을 인류가 글로써 남긴 문헌이라고 하면은, 그렇다면 고전 인문학은 무엇인가?

이것도 고전의 사전적 정의를 보는 것이 명쾌할 것이다.

국어사전은 고전을

"예전에 쓰인 작품으로,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이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니는 것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이런 정의를 확대하여 본다면,

고전은 인문학 책 중의 인문학 책이고, 시대와 장소를 넘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는 주목할 만한 책인 것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란 소위 전문가 집단에 속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그저 평범한 사람들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고전 인문학(이하 고전)은 읽을만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전을 읽을만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고전을 읽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떤 통계에 근거한 것인지 모르지만, 실제로 고전을 폭넓게 읽는 자는 전 국민의 1%도 채 안된다고 한다.

 

소수의 사람들만 고전을 (폭넓게) 읽는 이유는, 접근성의 어려움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고전을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를 두 가지로 말하고 쉽다.

하나는, 고전 자체를 읽는 것이 어렵기 때문일 수 있고,

또 하나는, 단 시간 내에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 이 자본주의 시대에 맞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쉽게 예를 들어보자! 

 

누군가 고전 책 하나를 마음을 잡고 어렵게 읽었다고 치자!

누군가 철학 책,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니체의 "도덕의 계보학"을, 이황의 "성학십도"를 읽었다고 치자!

누군가 역사 책,  일연의 "삼국유사"를, 사마천의 "사기열전"을, 이븐 칼든의 "역사 서설"을 읽었다고 치자!

누군가 문학 책,  멜빈의 "모비딕"을, 박경리의 "토지"를, 노신의 "아큐정전"을 읽었다고 치자!

 

물론 한글로 된 책을 누가 못읽겠는가? 글자만 안다면 다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읽다보면 갖가지 어려움들에 직면하게 된다.

내용 자체의 어려움, 번역의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

방대함이라는 어려움, 역사적 시대적 문맥을 파악하지 못하는 데에서 생기는 어려움 등등...

 

혹 이런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한 책을 다 읽었다고 치자!

그러나 그 한 책을 읽었다고 해서, 당장 무엇인가 얻는 것은 아니다. 

쉽게 말해 당장 돈이 되지 않고, 당장 지혜의 직접적 자영분이 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속전 속결을, 지난한 과정보다는 좋은 결과를, 끈덕진 성실보다는 단타성 성공에 

우리의 혈안을 부추기고 있는 이 자본주의라는 괴물은, 고전을 멀리하게끔 한다. 

 

집근처 밤나무

그럼에도 이런 시대일수록 고전을 더 읽어야 된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즉, 끈덕지게 고전에서 물을 길어 올려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전의 유익은 무엇인가?

 

나는 고전을 읽어가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

고전에는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고,

내가 평소 무엇인가 희미하게 고민하던 것을, 이미 어떤 자들이 그러한 고민들을 했었다는 것을 엿보게 되고,

이 세계는 혼자 잘 나서 사는 곳이 결코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공존하는 곳임을 확인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느 날 고전을 읽는 중에, 눈으로 읽어 내린 글자의 전율이 가슴을 타고 내려와,

도저히 뛰는 가슴을 참을 수 없어 밤하늘을 보게 된 적이 있다.

내 안의 작은 울림으로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과 함께 밤하늘의 별들이 유난히 더 반짝이게 보였던 것은,

나는 혼자가 아니라 그 고전의 책의 저자와 함께 하고 있다는 뛰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체제의 폭력 앞에서 무력해진 나, 제도의 무게에 짓눌려 영혼을 팔아버린 나, 

그런 나를 돌이키며, 조금이나마 나은 인간성을 갈구하게 만드는 힘이 고전에게 있는 것이다.

 

고로 고전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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